럭토

수능 대박

2009. 12. 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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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2006학년도 수학 능력 시험이 있던 날이다.
나도 생물학적 나이는 19살(87년생)이므로 당당히 수능시험을 보러 갔다.
참고로 겉보기 나이는 19살이 아니라고들 사람들이 말한다-_-
나보고 아저씨라나..............( __)

아무튼 나의 수능 성적의 결과부터 말하겠다.
언어 0점, 수리 0점, 외국어 0점, 경제 0점, 근현대사 0점, 국사 3개맞고, 세계지리 1개 맞았다.

나의 수능 시험은 이랬다.
1교시 언어영역...
1번문제...모의고사를 봐본 사람은 누구나 알것이다.
듣기평가이다.
처음에 듣기평가 방송이 나올때 나는 엄청난 고민을 했다.
수능 1듣기평가 문제가 그림들의 순서를 고르는것이었다.
나는 정답의 순서를 골라놓고서
정답을 마킹할것인지 오답을 마킹할 것인지 엄청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는 과감하게 오답을 체크했다.
한번 오답의 길로 빠진 나는 다시 정답의 길로 들어서지 못했다.
한번 발을 들여놨을 뿐인데 오답고르기 재미의 쏠쏠함이라고 해야할까...?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여기서 한가지 해탈(?)을 한것은
처음 시작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일이 어느정도는 정해진다는 것이다.
한번 택한 길로 계속 가게 된다는 말도 안되는 나의 해탈이다..
오답의 길에 한번빠진 내가 정답의 길로 돌아서지 못함도 이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1교시 언어영역을 "푸는데" 쉬웠다.
그동안 봐왔던 모의고사들보다 훨씬 쉬웠다.
언어영역을 "다 풀고나니" 시간이 15분이나 남았다. 이럴수가...!!!
그렇게 나의 1교시 언어영역은 끝이났다.

2교시 수리영역...
1교시의 여파로 2교시 수리영역도 오답의 길에 빠지고 말았다.
일일이 한문제 한문제씩 "풀면서" 오답 체크의 재미에 쏙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때 처음으로 위기가 닥쳐왔다...
모르는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이 난관을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나는 정말로 어찌할바를 모른채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엄청 당황한 나는 일단 모르는 문제들은 남겨둔채 다른 문제들을 "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못푼 문제 빼고 다른것을 다 마킹하고 나니까 4~5문제정도 남은듯 했다.
시간은 대략 15~20분정도 남은듯했다.
나는 남은 문제를 열심히 "풀어"봤지만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정말로 절망 그 자체였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계속해서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나의 식은땀도 내 몸을 따라 흘렀다.
아~!!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생각한 나는 4~5문제 남은것을 찍었다.
평소에 모의고사볼때 주관식도 찍어서 잘 맞았던 나의 찍기 실력때문에
나는 정답을 찍었을까봐 너무 불안했다....
정말 맞을까봐 너무 두려웠다...ㅠㅠ
그렇게 공포의 2교시 수리영역은 끝이났다..

3교시 외국어영역...
듣기문제를 "푸는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듯 했다.
독해문제를 "푸는것"도 그다지 어려움이 없는듯 했다.
하지만..................
난관은 항상 찾아오는법...
문법이다.............-_-;;
가끔 모의고사볼때 '이건 답이 아니겠지~'라고 생각한 것이 나중에 답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공포의 시간이 다가온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짧은 시간에 내 나름대로의 영어문법체계를 완성시켜
오답을 고를수 있었다. 하지만 수리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공포와 불안감이 있었다.
맞!을!까!봐! ...-_-;;

4교시 사회탐구영역
난 첫번째 과목이 국사였다.
국사문제를 "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뭔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언어영역 1번문제를 풀면서 들어야 했던 생각이 늦게나마 든것이다.
나의 행동에 대한 생각과 4교시에 들어섰을때의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국사를 어떻게 "풀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두번째과목은 세계지리..
평소 세계지리를 좋아하고
올해 지리올림피아드 xx지역대회에서도 수상을 한바 있던 나는
세계지리는 당연히 0점을 맞을줄 알았다.
하지만...
세번째 과목은 근현대사이다.
근현대사도 열심히 "풀었다."
네번째 과목 경제...
경제도 열심히 "풀었다."

아~!!!!!!!!!
드디어 수능시험이 끝났다...
나는 해방감을 만끽하며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내 마음 한구석에는
수리에서 몰랐던 문제와 외국어 문법이 맞을까봐 계속 불안감이 남아있었다.

집에 와서 가채점을 했다.
언어영역...
60문제 전체에서 하나도 맞은게 없다!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1문제를 틀릴 확률이 0.8이니까
60문제를 틀릴 확률은 '0.8의 60제곱'이 되는것이다!!
나는 그 확률을 이뤄낸것이다..
조마조마한 수리영역..
채점시작...
열심히 답을 피해갔다.
드디어!!!!!!!!!!!!!!!!!
30번문제까지 채점을 했을 때 나는 괴성을 질렀다!!!
0점이다!!!!!!!!!!!!!!!!!!
나의 찍신께서 이번에는 나에게 내려오지 않았던 것이다.
너무 감사했다.
수리 30문제도 0점..."0.8의 30제곱"의 확률...
외국어영역..
!!!!!!!!!!!!!!!!!!!!!!!!!!!!!!!!!!!!!!!!!!!!!!!!!!
역시 0점!!!!!!!!!!!!!!!!!!!!!!!!!!!!!!!
급조된 나의 영문법체계가 나를 오답의 길로 안내해주었다!!
이때 나는 완전 미쳐서 날뛰었던 걸로 기억한다.
워낙 정신이 없어서 그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회탐구영역..
아!!!!!!!!!!!!!!!!!!!!!!!
절망이도다...국사에서 3개나 맞아버렸다......
잡념과 체력저하가 원인이였나보다..
세계지리!!!!!!!아!!!!!!!!!!!!
1개씩이나 맞아버렸다...여기서 나는 순간 멍해졌다.
지금까지의 나의 언수외0점의 기록을 사탐 2과목에서...
한과목당 "0.8의 20제곱"인 확률을 달성하지 못했다ㅠㅠ
근현대사와 경제는 0점을 맞을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언수외 근현대사 경제 0점맞은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0.8의 180제곱"이라는 확률을 달성하지 않았는가..?!
(정확히 말하면 "0.8의 216제곱"이지만 맞은 과목은 확률에서 생략...)
내 목표는 "0.8의 220제곱"이였지만
그건 나에게 너무 힘든 과업이였나보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All 9등급이 나오길 간절히 기도했다..

드이어 오늘!!
12월 16일!!!수능 성적표가 나왔고!!
나는 All 9등급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All 0점은 물건너갔지만 All 9등급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국사 3개맞은것과 세계지리 1개 맞은것이 설마 8등급이 나올까봐
수리에서 모르는 문제를 찍을때만큼의 긴장감을 느꼈지만
역시나 이번수능은 나에게 미소를 보내주었다!!

이렇게 해서
나의 대입시험은 끝이났다.

수능 대박을 터뜨린 나는
이제 내년 3월에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로 입학만 하면 된다..
길고긴 대학 입학의 길이었다...


P.S. 나랑 같은 과목을 본 수험생이라면 나에게 고마워해야할 것이다.
내가 평균을 0.0000000000000001점이라도 낮췄을 테니까...

P.S2. 첨부된 파일은 절대로 조작같은거 하지 않았으니 합성이네 조작이네 라는 말은 삼가주시고
그냥 보고 웃으시기만 하면됩니다. 태클과 욕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P.S3. 참고로 전 수능 0점 맞으려고 작정하고 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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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합격자는 수능성적과 관계없다는 조건이 있는 관계로 이런짓도 가능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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